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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M)스트리트/돈

* 노프-터널 터널 속을 걸으며 오만가지 생각을 했다. 생각이 많은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란 것은 알지만, 그래도 삶이 생각의 연속이고 그로 말미암은 행동이 수반되는 것이라면 깊은 생각이란 것이 그리 쓸모없는 것이기만 한 것은 아니겠다. 지금은, 생각이나 행동이 아무런 효과를 발휘할 수 없는 열악한 지경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이런 태도가 돋보이고, 빛을 발한 날이 있을 것이란 자위를 한다. 자위? 손가락 다섯 개를 사용하지 않아도 이럴 땐, 좋다. 이윽고 터널 끝이 보였다. 벗어난 시각은 19시 10분. 밖은 온통 암흑천지였다. 게다가 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오래 신은 등산화는 터널 중간에서 밑창이 떨어져 나가 밖에 나오니 물구덩이를 밟은 탓에 바로 양말을 적시고 있었다. 작년 4월쯤, 그녀와 욕실에서 격렬한 정사를.. 더보기
◆ 쓸만큼 번다. '대표적인 형이하학적인 물건이면서 형이상학적인 깊은 곳까지 관여하는 마력을 지닌 것.' 이것이 돈에 대한 경험칙에 의한 나의 평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큰돈은 아니라도 돈을 버는 일에 관한 한 자신이 있었다. 그만큼 피와 땀을 흘리는 일에 주저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쓸 만큼 번다.' 이것이 돈에 대한 나의 소신이라고 큰소리치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것이 크게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요즈음 깨달고 있다. 아니, 소신이 잘못된 것은 아닐 것이다. 또한, 돈에 대한 나의 가치평가가 크게 잘못된 것도 아닐 것이다. 다만, 잘못된 것은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30대 후반, 아니 40대 초반까지 저 깊은 곳에서 용솟음치며 올라오던 주체할 수 없던 자신감도 지금은 없다. 다만, 팍.. 더보기
◆ 우화 미래의 중국 우화 시민 마하티르(말레이시아 총리)의 집에 도둑이 들었다. 그는 관할 경찰서의 그린스펀을 찾아가 신고하면서 도둑은 전과범인 소로스가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린스펀 경관은 헤헤 웃으며 말했다. "도둑만 탓할 것도 아니지요. 문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은 선생 잘못도 있지 않을까요?" 시민 마하티르가 볼멘소리로 말했다. "그 도둑은 어째서 중국이나 인도는 털지 않는 거요?" 그린스펀 경관이 한숨을 쉬더니 대답했다. "중국과 인도는 담장이 너무 높아서 소로스가 넘어 다니기에는 불편합니다. 담에서 떨어져 목숨이라도 잃 어보세요. 내 일만 늘어나지 않겠소?" 도둑 소로스가 옆에서 이 말을 듣고 싸늘한 웃음을 흘렸다. "흥, 담이 높으면 구멍을 몇 개 뚫으면 간단하지 않겠나?" 그린스펀 경관이 재빨리 사방.. 더보기
◆ 금 모으기 『냉전 시기 미국의 맹방이던 또 하나의 나라 한국은 금융위기가 닥치자 미국에 구원의 손을 내밀었다. 한국 사람들은 미국이 그토록 단호하게 거절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국제 금융재벌들의 눈에 한국과의 친밀한 관계는 냉전 시대가 남긴 잔해에 불과했다. 미국정부는 그들의 이런 관점에 격렬한 반론을 제기했다.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나 국가안보 고문의 의견은 형제의 나라 한국을 마땅히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월가를 대표하는 재무부는 끝까지 반대했다. 심지어 올브라이트가 경제학을 모른다고 비난하기까지 했다. 결국, 클린턴 대통령은 재무부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무장관 로버트 루빈(Robert E. Rubin)이 보기에 이번 위기야말로 한국 경제의 빗장을 열어젖힐 절호의 기회였다. 그는 구원을 청하.. 더보기
◆ 노프-국수역 어제 돈산을 다녀왔다. 오늘 돈산을 가지 못했다. 대둔산 그제 밤엔 하릴없이 02;00시가 넘어 자곤 새벽 05;20분에 일어나 종일 돈산을 헤매느라 힘에 겨웠다. 늘 힘에 겨운 것을 즐기는 편이니 전혀 문제 될 것은 없었지만, 돈山을 내려오고 나서 땅 문제 해결을 위한 회합(會合)이 남 여사 집에 있었다. 22:00시에 딸 데리러 도서관에 들렀다가 집에 와선 어찌하다 보니 금세 02:00가 돼 버린 것이다. 샤워를 하며, 더운물에 손을 담그니 손톱 부분이 찌르듯이 아프다. 등산을 하는 강도가 어쨌는가를 알 수 있는 현상이다. 하지만, 같은 시각 백두대간을 타고, 세계 최고봉을 섭렵하는 고행을 스스로 껴안는 인간도 있다는 것을 의식하매, 내 행위는 초라하기만 하고, 게다가 돈까지 받으며 하는 정신훈련이고.. 더보기
◆ 5원 금호동 로터리에 금호국민학교가 있다. 일제의 잔재 어쩌고 해서 1996년 이후에 초등학교로 바뀌었지만, 우린 국민학교를 나왔으니 그리 쓰겠다. 학교 담 뒤쪽으로 금호시장이 있었는데, 아직도 있다.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시장은 근사한 건물을 지어서 현대식 시장을 이웃에 지어도 없어지지 않는 경우를 자주 봐 왔다. 2000년대에 들어서선 규모의 경제가 커지면서 그런 경우가 흔해지지 않았지만. 5~6학년 때. 1967~1968년도에 점심때에 입맛이 없거나, 반찬이 더 필요할 때는 담을 넘어 시장에 가서 튀각을 사다 먹곤 했다. 그게 한 봉지에 5원이었다. 지금 한 봉지에 1,000원 하는 것보다 양이 많았고, 맛도 훨씬 좋았던 것 같다. 그때는 지금보다 먹을거리가 풍족하지 못했으니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 더보기
◆ 20원 중학교 3학년 때였다. 다른 많은 학교가 그렇듯 우리 학교도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한울타리 안에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과 축구를 하고 있었다. 말이 축구지 그냥, 우~~ 몰려다니는 수준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주먹만한 당시에 20원짜리 공을 가지고 그러고 있었던 것이다. 한창 열을 올리고 뛰어다니는 데 고3 규율부 형이 오더니 집에 안 가고 축구 시합하고 있는 것이 무슨 죄라고, 집에 가라고 호통을 치 더니 이 못된 치가 공을 뺏어선 칼로 부~~욱 찢어 버리는 거였다. 그리고 몇 대씩 쥐어박기까지 했다. 슬금슬금 피하는 친구들과 달 리 불만을 강하게 표시하는 표정과 눈빛으로 더 핍박을 받은 것은 나였고, 동병상련 친구들의 위로를 받으며 물러섰는데, 분하고 도저히 이건 아니란 생각뿐이었다. 다음 날부.. 더보기
◆ 서머스 조크 아인슈타인이 죽어서 천국에 갔습니다. 신은 천국의 입구에서 아인슈타인에게 한가지 일을 맡겼습니다. 그것은 천국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직업을 정해주는 일이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천국의 입구에 앉아 들어오는 사람들의 면접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들어온 사람은 척 보기에도 머리가 좋아 보이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당신은 IQ가 얼마입니까?" 남자는 대답했습니다. "200입니다." 그러자 아인슈타인이 말했습니다. "그럼, 상대성 이론을 연구하십시오." 다음에 등장한 것은 IQ가 150인 남자였습니다. 아인슈타인이 그 남자에게 정해준 것은 '세계경제를 예측'하는 일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타난 것은 IQ가 60인 남자였습니다. 그것을 들은 아인슈타인은 엄숙한 얼굴로 이렇게.. 더보기